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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상징 철조망, 피아노로 다시 태어나다


[광복70년, 70가지 나라사랑 이야기 (17)] 분단 70년 ‘통일의 피아노’ 프로젝트

정책기자 이정훈 2015.08.10



8.15 광복절은 우리 민족이 일제 치하로부터 해방된 날로,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기쁜 날이다. 더불어 광복절을 기점으로 대한민국이 남북 분단을 맞이하게 됐다는 안타까운 사실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

분단 70주년을 맞아 통일부와 제일기획은 통일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분단의 상징인 철조망을 이용해 피아노를 제작, 전시와 연주에 활용하는 ‘통일의 피아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피아노 제작에 참여한 창작타악그룹 ‘공명(전통과 현대를 주제로 창작악기를 개발 또는 창작음악을 만들어가는 단체)’은 “피아노라는 악기에 철조망을 이용한 현을 사용한다는 아이디어를 처음 들었을 때 불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도 ‘과연 어떤 소리가 나올까?’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했던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 철조망 피아노 제작.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피아노 전문가들도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안된다는 의견이 이들의 도전정신을 불태웠다.

국방부를 통해 최전방 부대에서 수거된 철조망을 처음 확인했을 때는 마음이 무거웠다.

전부 녹이 슨 상태의 철조망은 그 이미지가 강렬해서 시각적인 효과는 있을지언정 악기의 현에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호한 철선을 고르는 작업과 함께 통일의 피아노 만들기가 시작됐다.



‘소리가 날까’하는 의구심에서 참여한 프로젝트에 대해 멤버들간의 의견이 제각각이었다. 합의점을 찾는 것부터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했다.

그동안 경험했던 악기 제작의 경우와 너무 달라 소리의 원리를 피아노에 옮기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피아노라는 악기의 구조를 파악하는 일이 먼저였다.

통일 피아노를 만들기 위해 또 다른 중고 그랜드 피아노를 해체하고 실험하는 작업이 동시에 이뤄졌다.
  


‘통일의 피아노’라는 이름답게 근사한 소리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험난했다. 프레임을 확인하고, 현의 장력이 버틸 만한 프레임 제작이나 음 조율 방법을 고민했다.

철선의 두께가 일반 피아노 현보다 훨씬 두꺼워 기존의 조율장치와 호환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프레임을 제작하거나 개조하는 방법 대신, 고민 끝에 가야금과 거문고에 사용하는 안족이나 괘와 같은 브릿지를 사용해 음을 조율하는 방법을 택했다.

처음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철조망은 가시가 많아 조금이라도 긴장을 풀게되면 사고 위험도 컸다. 작업에 참여한 멤버들이 여러 번 철조망 가시에 긁히는 사고가 있었다.

무더운 여름날 창고에서 철조망과 씨름하는 일은 고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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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해가며 피아노를 완성하는 일은 갈등과 시행착오를 거친 만큼 보람도 컸다.(사진=그룹 ‘공명’ 제공)


어려움 속에 완성된 통일의 피아노 소리가 어떤지 물었다.

“일반 피아노와 소리를 견주는 건 의미가 없어요. 음색은 둔탁한 종소리와 비슷하고 높은 음역에서는 타악기같은 소리도 나요.

 생각보다 아주 음악적인 사운드입니다. 처음 들어본 관계자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통일의 피아노의 최초 목표는 한 옥타브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지만, 여러 가지 방법으로 궁리하고 실험한 끝에 3옥타브가 넘는 주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

철조망이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던 아주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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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는 철조망으로 피아노라는 악기를 만든 건 아마도 세계 최초일 거라 생각합니다.”

통일의 피아노를 완성한 소감을 묻자, 박승원 리더는 “전쟁의 아픔을 치유하고 평화를 노래할 수 있는 악기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답했다.

멤버 송경근 씨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제작과정에서 더 진한 동료의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일이지만, 어쩌면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무모한 도전에 겁 없이 달려들 수 있었다.”는 멤버 강선일 씨는 “통일도 이처럼 도전이 필요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멤버 임용주 씨는 “프로젝트를 처음 접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철조망이 상징하는 ‘금기’라는 의미에 대한 생각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다.”며

“피아노를 망가뜨리는 일, 즉 금기시 된 행위가 결국 자유로운 철조망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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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통일의 피아노.(사진=그룹 공명 제공)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고 수많은 갈등과 시행착오를 겪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엔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우리 민족의 통일도 언젠가는 용기있는 도전으로 이뤄질 거라 기대한다. 통일의 피아노처럼.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